오샤베리
1. 단골 놀이
거대화한 바다의 마녀가 소용돌이를 만들어서 배를 가라앉혔다는 이야기, 들어본 적 있어?
우리 고향에서는 어릴 때 배우는데, 몇 번을 들어도 멋있어~
어린 인어들이 하는 단골 놀이야. 나도 자주 했었지~
2. 다리를 받은 인어
아하하, 수업 때 췄던 춤 재밌었어~
육지에서 춤추는 거, 처음엔 엄청 힘들었지만
꼬리지느러미가 다리로 바뀌면 사정이 완전히 다르니까 말야…
바다의 마녀 시대에 있었던 인어공주도 육지로 올라가서 바로는 잘 걷지 못했대
다리를 받은 인어는 모―두 거쳐야 할 과정일지도~
3. 담력 시험
저기~ 육지에서 정평 난 담력 시험 같은 거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바다의 마녀 시대부터 침몰선에 가는 게 일반적이야
상어 밭이라서 꽤 스릴 있어
다음에 작은 새우쨩도 같이 가자―
4. 바다의 마녀를 섬긴 곰치
아즐 : 플로이드, 오늘 밤 모스트로 라운지의 서빙을 부탁합니다
플로이드 : 에, 싫어
아즐 : 또요? 바다의 마녀를 섬긴 곰치는 매우 부지런하고 유능했다고 전해지는데… 같은 곰치라도 플로이드와는 큰 차이가 있군요.
플로이드 : 그렇게 말해도 안 내키니까 어쩔 수 없잖아
5. 훌륭한 콤비네이션
플로이드 : 바다의 마녀의 부하였던 두 마리의 곰치는 굉장했대
제이드 : 바다의 마녀의 눈이 되어 파수꾼 노릇을 하거나…
플로이드 : 자기 몸보다 큰 배를 요령 있게 꼬리로 뒤집거나…
제이드 : 훌륭한 콤비네이션으로 도망치는 적을 순식간에 구속했다던가
플로이드 : 멋있지. 우리도 꽉 조르는 건 자신 있어. 작은 새우쨩, 해볼래?
제이드 : 이런 이런. 그렇게 사양하지 마시고… 후후후
개인 스토리
R 교복
재밌는 이야기해줘 1화 (完)
<도서관>
플로이드 : 아―아. 레포트는 말미잘 운동회만큼 지루해. 뭔가 재밌는 거 없으려나~ 응? 저쪽에 있는 건…….
리들 : 과제로 낸 책은 『마법의 양탄자 베 짜기 역사』인가. 어디에 있을까.
플로이드 : ……재밌는 거, 발견― 금붕어쨩!
리들 : 우왓, 플로이드……! 최악이다…….
플로이드 : 저기― 저기― 뭐해? 혹시 금붕어쨩도 마법 역사 과제?
리들 : 내가 뭘 하든 너랑은 상관없잖아.
플로이드 : 둘이서 같이 과제 하자. 나 지루하니까 옆에서 재밌는 이야기해줘.
리들 : 내가 왜! ……핫. 안 돼. 오늘도 이 녀석의 페이스에 말려들고 있어. 플로이드와 얽히면 항상 이렇다니까……!
플로이드 : 아하핫, 화나면 빨개져서 진짜 금붕어 같아―. 금붕어쨩도 『마법의 양탄자 베 짜기 역사』 책이 필요하지. 아까 내가 보고, 오른쪽 끝에 있는 책장에 갖다 놨어.
리들 : 네가 알려주지 않아도, 나 혼자 찾을 수 있어. 상관하지 말아줘.
플로이드 : 응응, 알았어 알았어. 그러면 같이 책 가지러 가자―
리들 : 내 말 듣고 있어!? 앗, 손 잡아당기지 마, 이봐!
-
플로이드 : 그 책을 돌려놓은 건 이 책장이야―
리들 : 정말 솔직하네. 뭔가 꾸미고 있는 건가?
플로이드 : 에? 내가 뭔가 꾸미고 있으면 좋겠어?
리들 : 그럴 리가 없잖아! ……크흠. 뭐 됐어. 그것보다 『마법의 양탄자 베 짜기 역사』는…… 있다! 뭐야, 정말로 돌려놨었네? 책장……
플로이드 : …….
리들 : 맨, 위 칸에…….
플로이드 : …….
리들 : 큿. 아슬아슬하게 안 닿아……!
플로이드 : 푸푸풋. 까치발 들고 바들바들 떨면서, 뭐해?
리들 : 내가 곤란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따라왔군! 어린애냐, 너는!
플로이드 : 저기― 있지― 금붕어쨩. 꺼내줄까? 내가 꺼내줬으면 좋겠어?
리들 : 아니 됐어. 네 손은 안 빌려. 발판이 있으면 이 정도는 내가 꺼낼 수 있어. 그런데 발판은 어디에…… 플로이드.
플로이드 : 왜애?
리들 : 뭐야? 내 앞에 있는, 이 거추장스러운 팔은.
플로이드 : 잠깐 기지개를 펴고 싶어졌어.
리들 : 날 방해할 생각이지? ……마음대로 해. 마법을 써서 꺼내면 간단하지.
플로이드 : 에―잇!
리들 : 앗! 뭐 하는, 책 가져가지 마! 돌려줘!
플로이드 : 에에― 어떡할까―
리들 : 그렇게, 나한테 목을 치이고 싶은 거야!?
플로이드 : 아하하, 화났다 화났어― 무서워―, 도망쳐―!
리들 : ……도서관에서 뛰어다니면 안 돼. 이런 건 하트 여왕의 법률 이전의 문제야. 규칙 위반이라고 플로이드!
플로이드 : 나, 술래잡기가 하고 싶어졌어. 금붕어쨩이 술래야! 빨리 여기까지 쫓아와―
리들 : 너랑 술래잡기라니 장난치지 마. 웃기지도 않는 짓은 적당히…….
플로이드 : 아하하, 빨리 잡아봐― 날 잡으면 이거 줄게!
리들 : ……아 정말, 촐랑촐랑 도망치고 있어! 이제 됐어! 제이드는 같은 반이지만, 그가 이런 시시한 장난을 친 적은 없어. 쌍둥이인데, 너랑은 전혀 달라!
플로이드 : …….
리들 : 애초에 너란 녀석은 항상……! 도대체 나한테 무슨 원한이 있어서…….
플로이드 : 아. 질렸어.
리들 : 하아!?
플로이드 : 나 돌아갈래. 자. 이 책, 줄게.
리들 : 뭐야 대체. 화난 건가? 아니면, 항상 부리는 변덕……? 정말이지, 그 기분파랑은 못 어울리겠어.
SR 실험복
텐션 안 올라가― 1화
<교실>
크루웰 : 플로이드 리치, 너 무슨 생각이지?
플로이드 : …….
크루웰 : 내 쪽지시험을 백지로 돌려주다니, 어지간히 예의범절 교육을 받고 싶은 모양이군.
플로이드 : …….
크루웰 : 언제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을 거지? 강아지라도 대답 정도는 할 수 있잖아.
플로이드 : ……멍멍―. 그래서? 그 설교 아직도 하는 거야?
크루웰 : …….
플로이드 : 꽥꽥 추근추근, 완―전 텐션 내려갔는데.
크루웰 : ……좋은 배짱이군. 리치 동생. 그 용기만은 칭찬해 주마.
플로이드 : 동생 아닌데. 형도 아니지만……
크루웰 : ……하지만 대드는 상대를 잘 골라야지 이 똥개가!!
-
<계단>
플로이드 : …….
제이드 : 아아 플로이드, 지금 돌아가시나요? ……왜 그러세요, 그런 무서운 얼굴을 하고.
플로이드 : 돌돔 선생님한테 엄청 혼났어. 반성문 50장이래.
제이드 : 돌돔…… 아아, 전신이 줄무늬인 크루웰 선생님을 말하는 건가요. 그래서 이번엔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지른 거죠?
플로이드 : 별로…… 할 마음이 없었으니까 시험지에 아무것도 안 썼을 뿐. 점수가 더 낮은 녀석이 있는데, 왜 나만 혼나는 거야?
제이드 : 당신 저번에는 100점을 맞았잖아요. 그런데 0점이면 일부러 대충 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어요.
플로이드 : 아―, 귀찮아.
리들 : 제이드, 마침 잘 만났어. 우리 반에 나눠줄 프린트를…… 앗, 플로이드!
제이드 : 이런 리들 씨, 반은 제가 들게요.
리들 : 플로이드가 있다는 걸 알았다면 말을 안 걸었을 텐데.
플로이드 : 하아~~~……. 금붕어쨩, 미안한데 지금 어울려줄 기분이 아니니까. 다음에 또 놀아줄게.
리들 : 누가 금붕어야. 그 호칭 그만두라고 항상…….
플로이드 : 산책하고 올게.
제이드 : 알겠습니다. 기분 풀 수 있겠어요?
플로이드 : 몰라―.
리들 : ……오늘은 꽤 얌전하네. 또 항상 그런 안 좋은 상태니?
제이드 : 네. 가끔 심하게 우울할 때가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상당히 심각할 것 같네요.
리들 : 저 녀석 기분은 차이가 너무 심해. 무슨 이유라도?
제이드 : 글쎄요. 플로이드에게는, 어떤 일이든 스위치가 교체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요. 문제의 유무나 호불호는 상관없는 것 같아요. 제 형제는 천재 기질이거든요. 선생님을 놀라게 할 만한 마법을 쓸 수 있을 때도 있고, 호되게 혼날 정도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리들 : 흐응. 소란스러운 이야기네.
제이드 : 저로서는 즐거워 보이는 플로이드를 보고 있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만요. 뭐 리들 씨는, 플로이드의 기운이 없는 게 얽혀오지 않아서 편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 아니면 쓸쓸한가요?
리들 : 그럴 리 없잖아? 오히려 상쾌해. 자, 프린트를 교실로 가져가자.
제이드 : 네. ……플로이드, 기숙사에 돌아올 무렵까지는 상태가 돌아왔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
<안뜰>
플로이드 : 기분 나빠. 몸이 무거워. ……텐션 안 올라가―.
사바나클로 기숙사생 A : 악!
사바나클로 기숙사생 B : 어이 이 자식! 어깨를 부딪쳐놓고 사과고 안 하는…… 아, 프, 플, 플로이드 씨!
플로이드 : …….
사바나클로 기숙사생 A : 죄송합니다! 플로이드 씨인줄 모르고…….
플로이드 : …….
사바나클로 기숙사생 B : 저, 제발 원만하게 넘어가 주시면…….
플로이드 : 아? 애초에 아무 짓도 할 생각 없었어.
사바나클로 기숙사생 A : 엣, 정말요?
플로이드 : 그렇다고 했잖아―. ……그럼 얼른 사라져줄래? 끈질겨서 점점 짜증 나는데.
사바나클로 기숙사생들 : 네, 넵!
플로이드 : 하아…… 지루해. 방에 가도 제이드가 돌아올 거고…… 지금은 혼자 있고 싶어. 안뜰에서 잘까.
텐션 안 올라가― 2화 (完)
<안뜰>
플로이드 : ……우와, 혼자 있고 싶을 때만 선객이 있는 거냐구―.
에이스 : 숲의 열매여, 보라색이 되어라…… 보라색이…… 얍, 색이여 변해라! ……분홍이냐~ 아깝네.
듀스 : 어디가 아까워? 변색 마법은 지정된 색으로 바꾸지 않으면 평가를 못 받는다고.
에이스 : 시끄러워. 계속 검은색으로밖에 못 바꾸는 너한테는 듣고 싶지 않아.
듀스 : ……응? 리치 선배가 아니신가요.
플로이드 : 고등어쨩이랑 게쨩인가…….
에이스 : 플로이드 선배~. 여기 계시면 위험해요. 저희 지금, “색 변환 마법”을 연습 중인데 노 컨트롤 녀석의 마법이 날아올지도 모른다구요.
듀스 : 아뇨 선배, 저보다 색이 안정적이지 않은 컬러풀 에이스를 조심하세요. 눈이 아플 거예요.
에이스 : 누가 컬러풀이야, 이 노 컨트롤 듀스!
플로이드 : 쉿…… 시끄러~워~……. 변색 마법은 기초 중의 기초라고 쫑알쫑알 떠들지 마. 꽉 조여지고 싶어―?
에이스·듀스 : 죄, 죄송합니다…….
듀스 : ……어이. 오늘 리치 선배, 평소보다 기분이 더 나쁘지 않아?
에이스 : 이 사람 완전 기분파야……. 농구부 때도 그래. 조금 전까진 재밌게 플레이하는가 싶더니 다음에는 무기력해서 전력에서 빠지기도 했다고.
듀스 : 성가셔…… 어이, 벤치에 앉았어. 설마 여기서 쉴 생각인가?
에이스 : 저― 플로이드 선배? 아까도 말했듯이, 지금 실천 마법 연습 중이거든요. 선배가 거기 계시면 저희가 혹시 폐를 끼치지 않을까―해서요.
플로이드 : 하? 내가 어디 있을지는 내가 정해.
듀스 : 어쩔 수 없지……. 그러면 저희가 장소를 바꾸겠습니다.
플로이드 : 그보다 너희들의 초라한 마법 정도는 피할 수 있어. 얕보지 말아 줄래?
듀스 : 아뇨, 그럴 생각은……
에이스 : 에― 그럼 진짜 여기서 연습 계속할게요. 괜찮죠? 맞아도 모르니까요?
플로이드 : …….
에이스 : 무시냐…… 에? 혹시 자는 거야?
플로이드 : ……새액―.
듀스 : 제멋대로네.
에이스 : 어이, 노 컨트롤 듀스. 플로이드 선배 쪽으로는 절대 마법 쓰지 마. 귀찮은 일은 사양이야.
듀스 : 바보 취급 하지 마, 숲의 열매와 벤치는 반대 방향이라고. 저 사람한테 날릴 리가 없잖아.
에이스 : 절대로야! 절대로! 꼭! ……말하자마자 위험해. 어이 노 컨트롤. 나까지 검은색으로 만들 생각이냐?
듀스 : 너야말로, 이게 뭐야? 금색이라고 했는데 흰색으로 해서 어쩌게?
에이스 : 시끄러워. ……일단 침착하게 다시 해보는 거야. 심호흡 심호흡…… 좋아! 어이, 네 차례야. 얼른 해.
듀스 : 알고 있어. ……색이여 변해라!
에이스 : 앗, 바보! 그쪽은!!
플로이드 : ……후아~. 지금 뭔가 맞지 않았어?
듀스 : ……아.
에이스 : 아…… 아…….
플로이드 : 응? 내 옷…….
듀스 : 리, 리치 선배의 실험복이 변색 마법 때문에 엉망진창으로……!
에이스 : ……끝났어―, 우리들.
플로이드 : …….
듀스 : 리치 선배, 죄송합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정말로 뭐라고 사죄를 드려야…….
에이스 : 제 탓이 아니니까요. 저지른 건 이 녀석. 전부 이 녀석 때문입니다.
듀스 : 네가 날 재촉하니까 그렇잖아!
에이스 : 하아? 그렇게 말하면 처음에 네가……

플로이드 : ……아하.
듀스 : 아하?
플로이드 : 아핫! 이런 초보 마법도 못 하는 녀석이 있구나. 너희들 형편없잖아. 색도 엉망이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분홍이랑 파랑, 노랑…… 무슨 색으로 하려고 하면 이렇게 돼? 컬러풀한 나 재밌어~!
듀스 : 웃고 있어? 이건…… 기분이 나아진 건가?
에이스 : 사, 살았다!
플로이드 : 나도 해볼까~. 하는 김에 변색 마법 요령도 알려줄게.
듀스 : 아까랑은, 전혀 다른 사람이군…….
SR 식전복
싫어 1화
<안뜰>
카림 : 오늘 연주 연습은 여기까지! 역시 스카라비아 기숙사생, 꽤 호흡을 맞춰왔네. 수고했어.
스카라비아 학생 A : 수고하셨습니다!
스카라비아 학생 B : 수고하셨습니다!
플로이드 : 그럼 안녕~.
카림 : 응, 다들 그럼 이만―…… ……플로이드! 언제부터 있었어?
플로이드 : 30분 전쯤이려나아.
카림 : 전혀 몰랐어……. 우리들이 악기 연습을 하는 동안, 계속 보고 있던 거야?
플로이드 : 응. 복도를 걷고 있었더니 음악이 들려서, 누가 연주하는지 궁금해서. 들어본 적 없는 리듬이었는데 그건 뭐야?
카림 : 아까 그건, 내 고향인 사막의 나라에서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 연주하는 곡이야. 확실히 다른 나라 사람들은 별로 못 들어본 음악일지도. 메인인 북의 장단이 재밌지.
플로이드 : 뭐랄까…… 이상해! 피리와 기타 선율도 이상했는데, 북이 제일 들어본 적 없는 느낌. 귀에 남는다고 해야 하나.
카림 : 앗핫하. 인상적이었다면 다행이야. 3일 후 실전에서도 이 기세로 힘내자! 듣자 하니 사막의 나라에 새로운 마법사 학교가 생긴다는 것 같아서 말이야. 학원장한테 그쪽을 창설하는 마법사들의 안내를 부탁받았어.
플로이드 : 다른 마법사가 집에 오는 거야? 뭐 하러?
카림 : 분명 시찰이랬나……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의 교육 방식을 배워서 나라에도 알리고 싶은 모양이야. 우리 학원은 유명하니까. 뭐, 자세한 건 쟈밀한테 물어봐. 그것보다, 모처럼 같은 고향인 녀석이 올 거야. 환영잔치는 고향 음악으로 성대하게 열려고 해!
플로이드 : “잔치”는 파티를 말하는 거지? 보통 피아노 같은 잔잔한 곡으로 하지 않아?
카림 : 무슨 소리야. 맛있는 음식,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춤. 잔치는 가능한 한 활기차게 하는 거잖아.
플로이드 : 에~ 뭐야 그게, 엄청 재밌을 것 같아~. 내가 경험했던 것과는 완전 달라. 내가 아는 파티는, 모두 선 채로 조금 먹고 인사만 하는 건데.
카림 : 흐응. 그건 또 상당히 점잖은 파티구나.
플로이드 : 제이드한테는 자제하라고 들었지만, 이놈이고 저놈이고 심해어처럼 조용하고 시시해서 말야. 우리도 해달쨩네 집처럼 왁자지껄한 파티였으면 좋겠어.
카림 : 해달…… 아, 나야? 아무튼 너한테도 우리 집 잔치를 보여주고 싶어. 손님들뿐만 아니라 대접하는 쪽도 진심으로 즐긴다고!
플로이드 : 해달쨩도 연주하는 거야?
카림 : 응. 우드라는 현악기를 연주할 예정이야. 경음부도 하고 있고, 어렸을 때부터 악기는 잘 다뤘거든. 플로이드는 뭔가 다룰 수 있는 악기 있어?
플로이드 : 중학생 때는 가끔 드럼을 쳤었어. 아즐이 피아노, 제이드가 베이스 담당을 맡아서, 셋이서 치곤했지. 신나서 아무렇게나 치지 말라고 아주르한테 자주 혼났어.
카림 : 하하하, 상상되네.
플로이드 : 너무하지, 제이드도 자기주장이 심하다구. 분위기를 타면 둘이서 템포를 잡아서, 아즐은 불평하면서도 맞춰주고… 재밌었어.
카림 : 그렇게 음악이 좋으면 지금이라도 경음부에 들어와! 그리고 나랑 같이 하자.
플로이드 : 그건 싫어.
카림 : 그래도 연주하는 거 좋아했었잖아? 그만두다니 아까워.
플로이드 : 나, 남의 말을 듣는 건 싫어해서 말야. ……그리고, 지금은 몸을 움직이는 게 제일 재밌거든. 요즘 빠져있는 건 춤! 꼬리지느러미가 두 개나 있으니까 엄청 신기해. 가끔 좌우가 헷갈리지만.
카림 : 꼬리지느러미? 좌우라니…… 아, 혹시 발말이야?
플로이드 : 맞아 맞아, 발! 발을 움직이는 게 재밌어서, 춤도 재밌어. 난 재밌는 걸 좋아해. 재미없는 일은 하기 싫어. 뭐든지 그래.
카림 : 나도 재밌는 건 좋아해! 똑같네. 그리고 음악도 잘 하고, 춤도 좋아해. ……뭐야, 우리들 꽤 취미가 맞잖아!
플로이드 : 에에― ……그런가?
카림 : 그렇지, 다음에 같이 연주해보지 않을래?
플로이드 : 아핫. 나랑? 상관없는데, 나 잘 하니까 놀랄 거라고 생각해.
카림 : 오오 좋아, 점점 더 물어보고 싶어졌어. 춤도 꼭 보여줘.
플로이드 : 마음이 내키면―.
싫어 2화 (完)
<2F – 바깥 복도>
플로이드 : 드디어 끝났다~. 왠지 오늘은 소란스럽지 않아?
제이드 : 사막의 나라의 교육부 관계자가 오신다는 것 같아요.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를 시찰한다고 합니다.
플로이드 : 아― 해달쨩이 말했던 그건가.
카림 : 앗, 있다! 어―이 플로이드, 지금 시간 있어!?
플로이드 : 어라, 해달쨩 여기에 있어도 돼? 시찰하러 온 높으신 분을, 잔치를 열어서 대접한다고 하지 않았어?
카림 : 그게 난처하게 돼서 말이야. 메인 북을 치던 녀석이 감기에 걸려서 오늘 참석할 수 없게 되었어. 북을 빼고 리허설해봤는데, 역시 타악기가 없으면 사막의 나라의 음악 같지 않더라고……. 그러다가, 네가 생각난 거야.
플로이드 : 나?
카림 : 드럼을 쳐 본 적이 있다고 했었지? 너의 기술, 모두에게 선보여주지 않을래? 같이 연주하면 분명 즐거울 거야. 저기, 플로이드. 나랑 신나는 잔치를 만들자!
플로이드 : 하? 싫어.
카림 : ……엣. 싫어?
제이드 : 훗. 플로이드, 좀 더 부드럽게 거절하지 않으면 불쌍하잖습니까.
플로이드 : 그래도 싫은 건 싫어.
카림 : 전에 같이 연주하자고 권유했을 때는 좋다고 했었잖아.
플로이드 : 남의 말을 들어서 하는 건 싫다고 했었지? 그리고 나, 주변에 맞추는 것도 싫고.
카림 : 다른 녀석들한테 억지로 맞추지 않아도 괜찮아. 넌 너답게 해주면 돼.
플로이드 : ……그거 진짜야?
카림 : 당연하지! 저번에도 말했잖아, 잔치는 즐겁게 하는 게 기본이야. 손님은 물론, 대접하는 쪽도 즐거워야지.
플로이드 : 그러면 해도 괜찮은데.
카림 : 정말!?
플로이드 : 응.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준다면 상관없어.
카림 : 덕분에 살았어, 고마워 플로이드!
제이드 : 플로이드의 연주…… 후후후, 기대되네요. 아즐에게도 알려 드려야겠어요.
-
<스카라비아 기숙사 – 담화실>
카림 : 사막의 나라 여러분,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스카라비아 기숙사장인 카림·알-아짐이다. 환영의 의미로, 음악을 선사하고 싶어. 여러분의 고향 음악이야, 부디 즐겨주길! 스카라비아 여러분, 그리고 플로이드. 준비됐어?
스카라비아 기숙사생들 : 네!
플로이드 : 준비됐어―.
카림 : 그럼 간다. 같이 즐기자!
쟈밀 : 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아즐 : 쟈밀 씨, 늦으셨군요.
쟈밀 : 아즐, 네가 왜 우리 담화실에? 그리고, 왜 플로이드가 연주하고 있는 거야?
아즐 : 카림 씨에게 대역을 부탁받았다고 해요. 저는 기숙사장으로서 상황을 보러 왔습니다.
쟈밀 : 연주회는 중지하자고 했을 텐데! 내가 요리의 수기를 적는 동안 카림 녀석……!
아즐 : 진정하시고, 지금은 연주를 들어야 하지 않겠어요? 플로이드의 드럼은 상당하답니다.
쟈밀 : 뭐, 뭐 확실히 대역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잘하긴 하지만…….
플로이드 : ……. ……아아―!! 역시 두드리기만 하면 재미없네.
카림 : 에, 잠깐, 플로이드. 스틱을 던지면 어떡해!

플로이드 :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말한 건 해달쨩이잖아. 나, 드럼 치는 것보다 춤추고 싶은 기분.
카림 : 분명 마음대로 하라고는 했지만…… 악기를 내팽개칠 줄은 몰랐지!
플로이드 : 즐거우면 되는 게 잔치라며? 다들 앉아 있지 말고 하고 싶은 거 해~.
카림 : ……. ……하핫, 아하핫! 너무 엉망친창이라, 재밌어졌어. 플로이드는 정말 자유롭게 춤추는구나. 응. 잔치는 이래야지. 자자, 다들 노래하며 춤추자! 이렇게 떠들썩한 잔치를 즐기지 않을 순 없지.
플로이드 : 거기, 너희들 얼른 일어나. 뭐라도 안 하면 졸라버린다?
쟈밀 : 이게 무슨 난장판이야. 확실히 분위기는 띄워졌지만…… 잔치라고 해도 정도가 있다고.
아즐 : 플로이드의 드럼은 고향에서도 평판이 자자했었죠. 듣는 것만으로도 몸이 움직여 버리는 리듬이라고. ……뭐, 정작 본인도 춤추기 시작해서 언제나 곤란했지만요.
쟈밀 : 회장이 시끄러워졌잖아. 아아, 학원장에게는 뭐라고 설명해야…….
아즐 : 괜찮습니다, 제가 당신의 도움이 되어드리죠. 그러기 위해 왔으니까요.
쟈밀 : 어차피 공짜는 아니겠지. 머리가 아프군……. 차라리 나도 춤추고 다 잊고 싶은 기분이야.
카밀 : 재밌네, 플로이드!
플로이드 : 응. 역시 춤추는 건 재밌어. ……더 신나게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