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샤베리
1. 특별히 마법을 쓴 건 아니야.
그레이트 세븐은 마술사나 마녀가 많잖아
근데, 하트 여왕은 특별히 마법을 쓴 건 아니래
그런데도 그레이트 세븐의 반열에 올라 있어. 하트 여왕은
엄청 대단하지 않아?
마법력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꿈이 있지―
2. 고슴도치를 놓쳐 버렸다
감독생도 들었어?
하트 여왕이 개최한 크로켓 대회에서
고슴도치를 놓쳐 버렸던 트럼프 병사들의 이야기
물론, 그 녀석은 하트 여왕에게 목이 잘렸어…
하트 여왕 앞에서 긴장하는 것도 알겠지만
잘했더라면 오히려 출세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나라면 절대 그렇게 기회를 놓치지 않겠지만 말이야~
3. 날개가 식빵으로 된 나비
아까 생물 수업에서 배웠는데―
하트 여왕이 다스리던 나라에는 날개가 식빵으로 된 나비가 있었대
그런 신기한 생물이 있다니, 어떤 나라였을까
말했더니 배고파졌어… 구매부에 빵이라도 사러 갈까
4. 법의 스페셜리스트
에이스 : 마법사는 조약이나 성령 같은 외우는 게 많아서 머리 아파~…
리들 : 정말이지… 불평하기 전에 하트 여왕을 본받아. 그녀는 여왕이면서 재판장까지 맡았어. 법의 스페셜리스트야
에이스 : 그래서, 전 810조를 외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온갖 해석으로 사용했다…는 거죠? 기숙사장이 계속 말하니까 아무리 저라도 기억하고 있다구요
리들 : 그렇다면 조약이나 성령도 반복해서 공부하면 외울 수 있겠네. 최대한 노력하도록
5. 법률 위반 단속
에이스 : 역시 하트 여왕의 나라는 법률 위반 단속도 엄했구나~
듀스 : 그렇기 때문에 역사에 이름을 남긴 거겠지. 두목은 다잡을 때는 잡아야 해.
에이스 : 하고 싶은 말은 알겠는데 말이야… 하트 여왕을 두목이라고 부르는 건 그만둬
6. 에이스쨩의 형
케이토 : 에이스쨩의 형은 우리 기숙사 출신이지? 재학 중인 사진은 없어?
에이스 : 음~, 집에 가면 앨범이 있을지도요. 매지프트 대회 개회식 때 했던 트럼프 병사 행진에서 선두로 나섰다고 했었고
케이토 : 아. 그 사진, 교무실 앞 복도에 장식돼 있을 것 같아~
에이스 : 진짜요? 나중에 폰으로 찍어서 형한테 보내줘야지
7. 케이크 레시피
트레이 : 하트 여왕이 태어나지 않았던 날의 케이크라는 게 있다고 하던데…
에이스 : 에―, 어떤 거예요? 다음에 만들어주세요. 다과회를 좋아하는 하트 여왕의 이름이 붙은 케이크라면 분명 맛있겠죠
트레이 : 단지, 레시피가 『불이 날 정도로 촛불을 꽃는다』는 것밖에 전해지지 않았지만
에이스 : 그게 레시피예요!?
개인 스토리
R 교복
이렇게 순진한 후배 1화 (完)
<메인 스트리트>
트레이 : 하교 중에 너랑 우연히 만나서 다행이야. 짐 옮기는 거 덕분에 살았어, 에이스.
에이스 : 이 정도는 괜찮아요. 뭐, 이번처럼 보상이 있으면 말이죠! 내일 기숙사 다과회에서 내놓을 과일 타르트, 체리가 잔뜩 있는 조각은 꼭 저한테 주셔야 해요.
트레이 : 물론이지. 그런데, 설마 에이스가 그런 조건으로 도와줄 줄이야. 정말 체리 파이를 좋아하는구나.
에이스 : 네, 옛날부터 과일 중에서 체리를 제일 좋아했어요.
트레이 : 아니면…… 사실은 그 밖에 다른 속셈이 있다던가.
에이스 : 이렇게 순진한 후배를 의심하다니 트레이 선배 너무해~. 그보다, 짐 엄청 무거운데요! 장바구니가 네 개나 있는데, 과일 타르트에 재료가 이렇게나 들어가나?
트레이 : 아니, 무거운 건 설탕과 밀가루를 많이 사서 그래.
에이스 : 하아아~~!? 짐꾼이 있어서, 그런 거죠?
트레이 : 하하, 미안 미안. 우리 집은 제과점이라서. 옛날부터 재료 사는 걸 도와드렸었어. 싸게 팔 때 사재기를 하는 건 그때부터 생긴 버릇이라고나 할까…….
에이스 : 헤에~. 트레이 선배는 어렸을 때부터 과자를 만드셨어요?
트레이 : 뭐, 도와주는 정도는. 아니면 동생들이 졸라서 만들어주기도 했지.
에이스 : 좋겠다―, 과자를 만들어주는 형제. 우리 형은 그런 거 안 해줬거든요.
트레이 : 에이스는 형이 있는 건가. ……너, 누가 봐도 막내잖아.
에이스 : 아! 제가 막내라고 단정 짓는 건가요! 뭐어…… 맞지만. 그렇다 해도 두 명이라구요. 이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는 형이 여러 곳을 데리고 다녔었죠―.
트레이 : 흠. 형이랑 꽤 나이 차이가 있어?
에이스 : 7살 차이! 게다가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 졸업생.
트레이 : 그럼 입학 전부터 여러 가지 정보를 들을 수 있어서 든든했겠네.
에이스 : 으음―, 근데 서로 진지한 대화는 안 했었고, 들은 건 기숙사에서 시간을 때우는 방법 정도. 앗, 참고로 트레이 선배는 항상 자기 방에서 뭐해요?
트레이 : 나? 난, 뭐…… 숙제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에이스 : 으엑, 성실해~.
트레이 : 학생치고는 보통이지. 매일 빈틈없이 예습 복습하라고는 안 하겠지만, 숙제 정도는 하지 않으면 언젠가 수업에 못 따라가게 될 거야.
에이스 : 숙제는 일단 하고 있다구요! ……뭐, 가끔은~ 베끼기도 하지만.
트레이 : 자력으로 하는 게 중요해. 1학년인데 그러면, 앞날이 걱정되는걸?
에이스 : 에―, 그럼 트레이 선배는 1학년 때부터 제대로 공부했었어요?
트레이 : 일 년 후에는 소꿉친구인 리들이 입학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낙제점 투성이면, 무슨 말을 들을지 무섭잖아? 일단 다른 사람들처럼은 했었어.
에이스 : 확실히, 얼굴 새빨개져서 화낼 것 같아. 「트레이, 이런 점수는 목을 쳐주겠어!」 ……라면서.
트레이 : 풋……. 그거, 좀 닮았네.
에이스 : 헤헤. 앗, 시험 점수라고 하면…… 트레이 선배가 1학년이었을 때 치렀던 마법사 시험은, 어느 나라 역사에서 출제가 많이 됐어요? 이번 저희 시험 범위는, 장미의 왕국이랑 사막의 나라, 휘석국인데.
트레이 : ……아까부터 뭔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는데 에이스…… 나한테서 시험 범위를 알아내서 나올 것 같은 부분만 공부하려고 그러지?
에이스 : 네? 그럴 리가 없잖아요. 에이―.
트레이 : 얼버무리지 마. 역시 꿍꿍이가 있어서 짐을 옮기는 걸 도와줬잖아, 너.
에이스 : 에~? 거기서는 낙제점을 안 받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칭찬해 줘도 괜찮잖아요? 정보 수집을 위해 이렇게 무거운 짐까지 들고 있는데~. 그보다, 트레이 선배야말로…… 파이에 들어갈 체리의 양 정도로 제가 짐꾼으로 나설 리가 없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죠?
트레이 : 너…… 그 말은, 체리를 좋아한다는 것도 거짓말이야?
에이스 : 그건 진짜예요! 형의 가르침이에요. 거짓말을 할 때는 약간의 진실을 섞어야 진실성이 더해진다고.
트레이 : 하아…… 말하는 모양이 딱 에이스 형이라는 느낌이네. 정말이지, 이렇게 번거롭게 굴지 않아도 공부라면 가르쳐 줄 텐데.
에이스 : 에~. 그야 트레이 선배, 잔꾀는 안 부리잖아요. 어차피 시험 범위는 전부 성실하게 공부하는 게 당연하다는 느낌이죠?
트레이 : 당연하지. 대충해서 기초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로는, 언젠가 벽에 부딪힐 거야. 출제 예상 범위는 알려줄 순 없지만, 착실히 공부하겠다고 말하면 도와줄게. ……자, 어떡할래?
에이스 : 대놓고 물어보면 꼭 이렇게 전개될 것 같았어~.
트레이 : 뭣하면 듀스도 불러서 스터디라도 할까?
에이스 : 잠깐, 세트 취급은 하지 말아 주세요.
트레이 : 하하. 아무튼, 시험 대비는 확실하게 하는 편이 좋아. 예상이 빗나가서 낙제점을 받으면 그거야말로 리들이 뭐라고 말할까?
에이스 : 네― 네―. 알겠습니다, 할게요. 아~아, 중간까지는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뭐, 됐나…… 트레이 선배는 리들 기숙사장과 다르게 친절하게 가르쳐 줄 것 같고.
트레이 : 그럼, 스터디는 내일 방과 후. 어려운 부분은 미리 정리해 와.
에이스 : 네에―, 잘 부탁드립니다―.
R 운동복
괜히 힘들였잖아요! 1화 (完)
<운동장>
에이스 : 어라, 기숙사장 지금 가시는 건가요?
리들 : 에이스인가. 아아, 승마부는 방금 막 끝났어.
에이스 : 저희도요. 어디 동아리든 끝나는 시간은 대부분 다 비슷한 걸까요?
리들 : 아니, 꼭 그렇지도 않아. 대회가 가까워지면 훈련에 열의가 생겨서 늦게 끝날 때도 있어. 아니면 지도자가 너무 열심일 때야.
바루가스 : 너희들, 얼른 일어나! 그라운드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는 근육이 생기지 않는다고!!
레오나 : 칫…… 매지프트부, 전원 집합해. 훈련 재개다.
매지컬 시프트 부원들 : 넵!
에이스 : 우와, 아직도 하고 있어…… 응? 저 사자 같은 사람은 사바나클로 기숙사장인가요?
리들 : 맞아. 레오나 선배는 매지프트부의 부장이기도 해. 성실하게 동아리에 나오는 모습은 오랜만에 봤지만.
에이스 : 헤에~, 그건 매지프트부는 땡땡이치기 쉽다는 뜻? 의외로 편한가 보네요.
리들 : 그럴 리가 없잖아. 저 연습을 보면 알아.
매지컬 시프트 부원 A : 하아, 하아…… 으으, 이제 못 달려……
매지컬 시프트 부원 B : 마……, 마력이 다 떨어졌어……
에이스 : 으악, 완전 빡세…… 안 들어가길 잘 했다.
리들 : 그러고 보니, 에이스는 어떤 부에 들어갔니? 그 모습은, 운동부인 것 같은데.
에이스 : 전 농구부요! 매지프트부와 달리 활동이 느슨하고, 편해요.
리들 : 헤에, 집단 경기라…… 의외구나.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걸 보면, 너는 개인 경기를 더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어.
에이스 : 그런가요? 저, 농구부에서는 신예라고 불리고 있다구요. 예를 들어 슛. 골을 한 번 보면, 더 이상 안 봐도 거의 다 들어가고. 디펜스도 자신 있어요. 상대방이 커트인 할 것 같은 곳에 먼저 가서 순식간에 스틸!
리들 : 그렇구나. 누구에게나 장점이 하나씩은 있는 법이지. 에이스는 공간인식 능력이 높다. 기억해 둘게.
에이스 : 왠지 쓸데없는 한 마디가 들렸습니다만…… 그보다, 공간인식 능력? 구체적으로 어떤 거에요?
리들 : 공간인식 능력이란, 어떤 공간에서의 물체 상태나 위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으로…….
에이스 : 저어~…… 전혀 모르겠는데요…….
리들 : 하아. 간단히 말하자면……. 공이나 골, 선수의 위치가 한순간에 상당히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는 것. 뭐, 이 능력이 뛰어나도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너는 운동신경도 좋겠지.
에이스 : 엣, 기숙사장이 날 칭찬하다니…… 뭔가 이상한 거라도 먹었어요?
리들 : 실례야. 난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솔직하게 평가해. 규칙을 지키며 행동한다는 것이 대전제지만 말이지. 네가 동아리 활동에서 활약하면, 하츠라뷸의 평가도 올라가. 빼먹지 말고, 제대로 열심히 해.
에이스 : 할 수 있는 만큼 하겠습니다―. 근데, 배고픈데 빨리 기숙사로 돌아가죠?
리들 : 그게 기숙사장의 이야기를 듣는 태도니? 뭐 됐어. 갈까.
에이스 : 네에―.
바루가스 : 좋~아, 그리고 패스 연습 5세트 하면 끝내도 된다!
매지컬 시프트 부원 A : 헥, 헥…… 드, 드디어 끝났다…… 에, 에에잇!
매지컬 시프트 부원 B : 으앗! 너, 디스크를 어디로 날리는 거――
매지컬 시프트 부원 B : 앗, 위험해!!
리들 : 응……?
에이스 : 기숙사장!
(휙)
에이스 : 괜찮아요, 기숙사장?
리들 : 나를 감싸면서, 뒤에서 손으로 디스크를 잡다니……. 농구부 신예라는 말도 거짓말은 아닌 모양이네.
에이스 : 태평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요! 그것보다, 손 아파~~~!!
리들 : 당연하지. 매지프트 디스크는 특수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으니까.
레오나 : 너희들, 눈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 거야! 멍청아!
매지컬 시프트 부원 A : 힉! 죄, 죄송합니다, 레오나 부장!
레오나 : 참나…… 아아, 뭐야. 누군가 했더니 빨간 머리 도련님인가. 어이, 거기 측근 1. 디스크 내놔.
에이스 : 하아? 그 태도는 아니죠. 내가 없었다면 우리 기숙사장이 다칠 뻔했는데.
레오나 : 아? 리들이라면, 저런 머저리 같은 디스크는 마법으로 가볍게 받아넘길 수 있잖아. 그럼. 난 너희들과 달리 한가하지 않다고.
에이스 : 뭐야, 그게. 완전 짜증 나! 미안하다는 말 정도는 하라고!
리들 : 정말. 사실이라고 해도 말투라는 게 있지.
에이스 : 엣. 기숙사장, 진짜로 여유롭게 피할 수 있었어요?
리들 : 뭐, 저 정도는.
에이스 : 에에~, 그런 건 미리 말해주세요. 괜히 힘들였잖아요!
리들 : 그럴 틈이 없었잖아…… 그래도, 그걸로 네 신체 능력이 높다는 게 증명된 거야. 크로켓 대회나 기숙사 대항 스포트 대회…… 너를 기숙사 대표로 선출하는 미래가 올지도 모르겠네. 그때는, 활약을 기대하고 있을게.
에이스 : 오, 진짜요? 구기 종목이라면 잘 하니까, 맡겨주세요. 근데 강도 높은 연습은 좀―…….
SR 실험복
쳇, 들켰나 1화
<식물원 - 온대 존>
크루웰 : 오늘은 1학년과 2학년의 합동 수업을 하겠어. 과제는 만드라고라 채집이다. 그렇다 해도 내가 직접 가르치려니 머릿수가 너무 많아. 따라서 2학년, 1학년을 챙겨라. 2인 1조로 짝을 이루도록.
에이스 : 엑, 1 대 1이냐. 합동 수업은 사람이 많으니까 중간에 빠져도 안 들킬 줄 알았는데.
쟈밀 : 아쉽네, 에이스. 나도 모처럼 가르친다면 성실하게 지시에 따라줄만한 녀석이 좋았어.
에이스 : 어라. 그 말은 내 짝은 쟈밀 선배?
쟈밀 : 너…… 오늘 과제는 위험해. 정신을 바짝 차리는 게 좋을 거야. 수업 시간에 배웠지? 만드라고라를 뽑을 때의 비명을 들으면 최악의 경우엔 목숨을 잃어. 그러니까 오늘은 내 지시에 따라줘야겠어. 말려드는 건 싫으니까 말이지.
에이스 : 네에~.
쟈밀 : 정말이지…… 항상 대답은 잘 해. 제대로 듣는 건지 안 듣는 건지.
에이스 : 에에~ 저, 농구부에서는 꽤나 성실했잖아요?
쟈밀 : 넌 기분이 내키지 않으면 건성으로 대답할 때가 많으니까. 모를 줄 알았어?
에이스 : 아니 아니, 항상 진지하게 얘기 듣는다고요.
쟈밀 : 하아…… 이 수업, 2학년은 지도력도 평가받아. 멋대로 행동하지 마.
에이스 : 알겠다니까요. 제가 그렇게 요령이 나쁘지 않다는 건 쟈밀 선배도 아시잖아요?
쟈밀 : 네가 말하지 마. ……하아, 뭐 됐어.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만드라고라를 뽑는 법을 설명할게.
에이스 : 네네. 후딱 해치워버리죠!
-
에이스 : 귀마개 확인, 오케이. 그리고 만드라고라를 가능한 한 살살…… 뽑아!
만드라고라 A : 삐이이이……
에이스 : 좋아, 잘 뽑았어! 그리고 움직이기 전에 자루에 넣고 입구를 꽉 묶으면…….
쟈밀 : 놀랍네, 이미 잘 하잖아.
에이스 : 헤헷. 손이 안 가는 후배라서 다행이죠?
쟈밀 : 그래. 이제 수업이 끝날 때까지 얌전히 있어주면 좋을 텐데.
라기 : 네네- 거기 비켜주세요~.
에이스 : 아팟! 큰 자루를 메고 이런 좁은 길로 다니지 말라구요 좀!
쟈밀 : 라기인가. 오늘은 레오나 선배 옆에 있지 않아도 되나?
라기 : 수업을 땡땡이치면서까지 그럴 리가 없잖아여. 쟈밀 군이야말로 카림 군을 지켜보지 않아도 되는 검까?
쟈밀 : 걱정은 되지만 지금은 에이스를 돌보는 게 우선이야.
라기 : 흐응. ……어라? 당신들 발밑에 있는 만드라고라, 이제 안 뽑나여?
에이스 : 그러고 보니 아직 몇 개 남았는데……
쟈밀 : 아아. 에이스의 과제는 끝났으니까 더 이상 뽑을 생각은 없다만…….
라기 : 사실, 온보로 기숙사의 고스트들이 만드라고라를 원하거든여. 메인 스트리트에서 마르쉐를 열어서 판다나 뭐라나.
에이스 : 즉, 라기 선배는 땀을 흘려 만드라고라를 뽑아서 그걸 고스트에게 건네주고 심부름 값을 받는다. 고스트는 시장에서 일반 손님에게 그걸 판다……라는 건가요?
라기 : 맞아여. 그거 참 좋은 용돈벌이가 되지 않겠슴까~.
쟈밀 : 용돈벌이는 좋지만…… 너, 1학년은 어떡하고?
라기 : 아아, 에펠 군이여. 왠지 배우는 게 엄청 빨라서. 과제를 간단하게 다 해버려서 지도할 새도 없이 끝나 버렸슴다. 폼피오레 기숙사생 다운 고상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 어쩐지 솜씨가 좋은 수확이었져. 그러니까 이 만드라고라는 얼른 받아가겠슴다♪ 자, 둘 다 귀 막고~.
쟈밀 : ! 에이스, 귀마개!
에이스 : 알고 있어요!
만드라고라 B : 삐이이이……
만드라고라 C : 삐이이이…………
만드라고라 D : 삐이이이……………………
에이스 : 며, 몇 개를 뽑는 거야!?
라기 : 한 자루 이득! 덕분에 살았슴다.
쟈밀 : 참…… 조금 더 조심히 해 줘.
에이스 : 아직 만드라고라는 남았는데 이제 됐나요?
라기 : 아아, 몽땅 가져간다고 선생님한테 들키면 혼나니까여. 그럼, 실례했습니다~.
쟈밀 : ……여전히 정신없는 녀석이야.
에이스 : 하지만 요령 있죠, 수업 시간에 아르바이트라니. 근데 재밌을 것 같기도.
쟈밀 : 넌 수업이 끝날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
에이스 : 에~ ……이제 진짜로 아무것도 할 일이 없나요? 종이 울릴 때까지 꽤 많이 남았는데.
쟈밀 : 주어진 과제 이외에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게 제일이야.
??? : 우왓! 큰일 났다!
쟈밀 : !? 이 목소리는……
카림 : 쟈밀~! 잠깐 와줘!
쟈밀 : 역시 카림인가…… 알겠어, 지금 가!
에이스 : …………
쟈밀 : 에이스, 내가 돌아올 때까지 잠깐 거기 있어? 쓸데없는 짓은 절대 하지 말고!
에이스 : 네~ 다녀오세요~. …………자, 그럼. 라기 선배~!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쳇, 들켰나 2화 (完)
<식물원 - 온대 존>
에이스 : 라기 선배!
라기 : 어라. 에이스 군, 따라온 검까? 나중에 쟈밀 군한테 혼나도 모른다구여.
에이스 : 잠깐 떨어져 있는 정도는 괜찮아요. 이제 만드라고라도 완벽하게 뽑을 줄 알고.
라기 : 헤에~ 보기와는 달리 우수하네여.
에이스 : 그쵸~. 너무 우수해서 지금은 좀 심심한데 선배가 만드라고라 모으는 거 도와드릴게요.
라기 : 그렇군여. 공짜로도 괜찮다면 얼마든지 도와준다면 좋겠슴다.
에이스 : 아니 아니, 그건 어느 정도 나눠 먹어야죠. 라기 선배는 온보로 기숙사의 고스트들에게 팔아서 그 심부름 값을 받는 거죠?
라기 : 음~ ……뭐 그래여. 혼자 하기에도 많은 양이었고. 단, 급료는 거래량에 달렸으니까 잘 부탁함다.
에이스 : 알겠어요! 그럼 근처에 자란 것부터 빨리 뽑고, 영차……!
라기 : 으앗, 귀 막을 테니까 잠시만여!
만드라고라 A : 삐이이이……
에이스 : 좋아, 일단 하나!
라기 : 헤에~ 정말로 수확 방법은 완벽하네여. 솜씨도 좋고…… 맞다. 에이스 군, 만드라고라 담는 자루, 줄게여. 만드라고라를 뽑으면 바로 그 자루에 넣어서 단단히 좀 매는 검다. 방법은 알고 있져?
에이스 : 자루에 달린 끈을 양쪽으로 당기면 알아서 묶이는 거잖아요? 아까 쟈밀 선배한테 배웠어요. 그럼 저 계속 뽑을게요!
라기 : 부탁함다. 전 좀 떨어진 밭까지 다녀올 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부르세여.
에이스 : 오케-!
만드라고라 B : 삐이이이……
-
만드라고라 C : 삐이이이…………
라기 : 에이스 군, 시간이 좀 지났는데 상태는…… 아니, 벌써 이만큼 수확한 검까!?
에이스 : 헤헤, 뭐 그렇죠~ 상당히 빠르죠.
라기 : 처음으로 만드라고라를 수확하는 건데 이 속도라니 굉장하네여. 어쩌면 1학년 중에서 제일 잘 하는 거 아님까?
에이스 : 에? 진짜로?
라기 : 진짜로 진짜로. 손발과 비슷한 독특한 뿌리줄기도 전혀 손상되지 않았고, 꽤나 비싸게 팔릴 것 같아여. 덕분임다!
에이스 : 뭐~ 그건 역시 나라고 해야 하나. 옛날부터 배움이 빠르다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마음먹으면 더 빠르게 할 수도 있어요.
라기 : 정말임까!? 그럼 저보다 더 빠를지도 몰라여! 이야~ 1학년한테 진다니 체면이 말이 아니네여.
에이스 : 헤헤, 조금만 기다리세요. 잔뜩 뽑아올 테니까!
라기 : 적당히 해두세여-! 다음부턴 의뢰가 내가 아니라 에이스 군에게 가버려! ……랄까나~, 시시싯♪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져~.
-
에이스 : 얍!
만드라고라 D : 삐이이이………
에이스 : 호잇!
만드라고라 E : 삐이이이………
에이스 : 좋아. 이 녀석들도 자루에 담고~~~ ……으으, 벌써 자루가 만드라고라로 가득 찼어……! 그래도…… 밀어 넣으면 아직 들어갈 것 같은데? 라기 선배가 돌아오면 새 자루를 받으면 되려나. 조금이라도 더 뽑아두고 싶기도 하고. 헤헤, 수업하는 김에 용돈을 벌 수 있다니 최고야♪
(부스럭부스럭…… 부스럭부스럭……)
에이스 : 귀마개 확인, 단번에~ ………뽑는다!
만드라고라 F : 삐이이이………
에이스 : 됐다! 그럼 이것도 자루에 담아서……, 으아아아아아아아악!?
-
라기 : ……응? 지금 에이스 군이 있는 밭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린 것 같은……?
쟈밀 : 어이, 라기! 에이스 못 봤어? 잠깐 눈을 뗀 사이에 사라져버렸어.
라기 : 아- 제가 봤을 땐 괜찮아 보였슴다만……
쟈밀 : 어쨌든 에이스를 찾아보자! ……응? 이쪽으로 달려오는 건 에이스인가?
에이스 : ……누가 좀~!
쟈밀 : 어이, 괜찮아? ……아니, 뭐야 그건!?

에이스 : 서, 선배, 도와주세요~!!
쟈밀 : 으앗! 엄청난 수의 만드라고라가! 기분 나빠…….
라기 : 어라라~ 에이스 군, 자루 제대로 안 닫았져? 만드라고라는 자율 주행을 한다고 수업에서 배웠잖아여?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지 않으면 안 됨다~.
에이스 : 아니, 둘 다 딴소리하지 말고 좀 도와주…… 으아아, 등에 올라온다~!
쟈밀 : 내 말을 안 들으니까 그런 거야. 반성했어?
에이스 : 했어! 했어요! 했으니까 살려줘!!
쟈밀 : 정말이지…… 자, 라기도 거들어. 어차피 부추긴 건 너잖아?
라기 : 시시싯…… 들켰슴까?
에이스 : 됐으니까 얼른~~~~~~!!
라기 : 네네, 지금 갈게여. 쟈밀 군, 떼어낸 만드라고라는 전부 자루에 돌려놔여. 얍, 호잇. 아~ 이렇게 매달려서는. 에이스 군, 만드라고라 좋아하는군여.
쟈밀 : 이걸로…… 마지막이다! 후우…… 다 뗐어, 에이스.
라기 : 우와, 자루가 만드라고라로 가득! 잘도 이만큼 뽑았네여.
에이스 : 우으으…… 이제 너덜너덜……
쟈밀 : 동정의 여지도 없군. 자, 이게 오늘 과제 레포트야. 2학년의 코멘트란도 작성이 끝난 상태야. 이 서류를 선생님께 제출했더니 수업이 끝났어. 일단 합격을 받았으니까 교실로 돌아가도 돼.
에이스 : 네에~……
라기 : 와~ 쟈밀 군 뭐라 해도 상냥하네여. 마무리만 잘 하면 되겠슴다.
쟈밀 : 아아. 난 잠깐 라기에게 할 얘기가 있어서.
라기 : 어라라, 그렇슴까?
쟈밀 : 라기, 수업 중에 남의 후배에게 손을 대면 곤란해. 나도 이런 말썽까지는 봐줄 수 없어.
라기 : 확실히, 쟈밀 군은 카림 군도 봐야하니까여? 뭐, 괜찮잖아여. 선생님한테는 들키지 않고 끝났으니까 쟈밀 군의 평가는 나쁘지 않을 검다. 그럼 난 이만…… 잠깐 에이스 군!? 자루를 갖고 어디로 가는 검까? 그거 고스트한테 팔기로 한 만드라고라잖아여. 마음대로 가져가면 안 됨다!
에이스 : 쳇, 들켰나. 둘 다 시선이 다른 곳에 가 있으니 가져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요.
라기 : 먼저 심부름값을 독차지할 셈이었던 거져? 1학년인데 영악해……
쟈밀 : 이상하게 조용하다 했더니…….
에이스 : 헤헤, 칭찬으로 들을게요. 선배님들♪
SSR 기숙사복
인생은 요령 있게 1화
<하츠라뷸 기숙사 - 담화실>
에이스 : 케이토 선배가 고른 카드를 카드 패에 도로 넣고 잘~ 섞어줍니다. 흩어진 카드 안에서 맞춰볼게요. 으음~…… 케이트 선배가 뽑은 카드는…… 다이아 5!
케이토 : 엣~! 대단해! 어떻게 알았어~!?
에이스 : 헤헷, 케이토 선배의 마음을 읽는 마법을 썼거든요. ……랄까나. 이건 '키카드'라는 기법을 사용한 마술. 상대방이 고른 카드를 맞히는 건 카드 마술 중에서도 기초 중의 기초. 트릭을 외우면, 누구라도 할 수 있어요. 물론, 손재주가 약간 필요하겠지만.
케이토 : 기초 중의 기초라는 건 에이스쨩 말고도 마술을 할 수 있다는 거야?
에이스 : 맞아요- 트럼프 이외에도 컵이나 동전을 이용한 테이블 마술이라면 몇 개 정도는.
케이토 : 진짜? 그럼 쉬운 거 가르쳐줘. 파티에서 여자애들을 웃게 하는 쪽이 좋아~☆
에이스 : 물론! ……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공짜로는 안 되겠는데요.
케이토 : 나왔다~. 에이스쨩 정말 약삭빠르네.
에이스 : 당연하죠. 인생은 요령 있게 살아야죠. 고슴도치 돌보기 당번, 한 번 대신해주는 걸로 어때요? 그러면 카드 마술 두 개랑 컵 마술 하나, 하나하나 친절하게 알려드릴게요♪
리들 : 너희들. 꽤나 즐거워 보이는데 숙제는 다 끝났니? 숙제도 하지 않고 노는 데 정신이 팔려있다면 목을 쳐버리겠어.
에이스 : 아, 기숙사장! 마침 잘 오셨어요. 여기서 카드 한 장 골라주실래요?
리들 : 하? 뭐야, 갑자기.
에이스 : 자- 자-, 일단 5분만 어울려 주세요. 기숙사생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서는 레크리에이션도 중요하잖아요. 그쵸?
리들 : 정말이지, 어쩔 수 없네. ……응. 한 장 골랐어.
케이토 : 리들 군, 뭐 골랐는지 나한테도 보여줘. ………………하트 킹인가.
리들 : 그래서, 이 행위에 무슨 의미가?
에이스 : 지금부터 제가 기숙사장이 고른 카드를 맞춰볼게요.
리들 : 아아. 그렇군. 투시 마법 연습이구나.
케이토 : 음~ 그건 좀 다르지? 마술이야. 에이스쨩, 특기래.
리들 : 마술? 흐응…… 처음 봐.
에이스 : 기숙사장이 고른 카드를 제일 위에 돌려놓고, 잘~ 섞어줍니다. ……아, 기숙사장. 한눈팔지 말고 제 솜씨를 잘 보세요. 그리고, 잘 섞은 카드는 그대로 기숙사장에게 맡길게요.
리들 : 응……?
에이스 : 지금부터 제가 손가락을 튕겨서 카드에 신호를 보낼게요. 그러면…… 기숙사장이 뽑은 카드가 내 자켓 안주머니로 순간이동할 겁니다! 기숙사장은 카드가 사라지지 않도록 두 손으로 꼭 잡고 있어요.
리들 : ……이 트럼프에 마법은 걸려 있지 않은 것 같아. 내 손안에서 카드가 사라진다니, 어떻게?
에이스 : 뭐 괜찮잖아요. ……갑니다? 1, 2, 3!
리들 : ……딱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에이스 : 흐흥-. 그렇게 생각하죠? 하지만, 제 안주머니에는…… 자! 트럼프 한 장이 도망쳐왔어요.
리들 : !
에이스 : 도망쳐온 카드는…… 하트 킹! 기숙사장이 고른 게 이거죠?
리들 : 아아, 정답이야.
케이토 : 굉장해-! 아까 보여줬던 것보다 더 어려운 마술이야.
리들 : 내 손안에서 에이스가 마법으로 카드를 뽑아냈다………는 건 아니지?
에이스 : 설마요-. 마술이랬잖아요.
리들 : 어떤 구조지? 우선, 어떻게 내가 고른 카드를 알았어? 어느 타이밍에 안주머니에?
케이토 : 아하하! 리들 군, 관심 많네~.
에이스 : 저도 형이 처음 이 마술을 보여줬을 때는 기숙사장처럼 됐었죠.
리들 : 헤에. 너, 형이 있구나.
에이스 : 기숙사장한테는 말한 적 없었나? 우리 형이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 졸업생이에요. 그것도 하트라뷸의 OB. 기숙사 생활은 오락거리가 별로 없잖아? 그래서 심심풀이로 트럼프만 만지작거리다가 마술 레퍼토리가 늘었대요.
케이토 : 그럼 마술은 형한테 배웠어?
에이스 : 그런 거죠-. 친절하게 하는 법을 가르쳐주진 않았지만. 형이 하는 걸 몇 번 보고 따라서 외웠다는 느낌.
케이토 : 그렇구나. '기술은 훔치자' 타입인가. 에이스쨩은 꽤 기억력이 좋으니까. 머리 회전도 빠르고.
에이스 : 뭐- 그렇죠♪ 대부분 몇 번 보면 따라 할 수 있어요. 저, 요령이 나쁜 어딘가의 성실맨과는 다르게 우수해서.
리들 : 그럼, 네가 자신 있는 기억력이 좋은 점을 마음껏 발휘해 주실까. 하트 여왕의 법률이나 연표의 암기로 말이지.
에이스 : 엑…… 그거랑 이건 얘기가 다르죠! 저 암기는 잘 못한다구요!
리들 : 다음 주에 1학년은 마법사 쪽지시험이 있지? 듀스한테 들었어. 만약 낙제점을 받으면 '아무것도 아닌 날'의 파티에 네 자리는 없다는 걸 알아둬.
에이스 : 칫. 마술로 넘어갈 생각이었는데 결국 공부 이야기로 돌아왔어…….
케이토 : 리들 군에게 속임수는 통하지 않아요. 에이스쨩.
리들 : 에이스, 대답은?
에이스 : 네- 기숙사장!
인생은 요령 있게 2화
<하츠라뷸 기숙사 - 복도>
에이스 : 흐흐흥~ 흐흥♪ 흐흠흐흠~ 흐흥♪
듀스 : 에이스, 흥얼거리기도 하고 기분 좋아 보이네.
에이스 : 뭐 그치~. 왜냐면 오늘은 '아무것도 아닌 날'의 파티잖아. 평소보다 호화로운 식사도 나오고, 숙제를 안 해도 귀신 기숙사장한테 잔소리도 안 듣고…… 콧노래도 부르고 싶어지지.
하츠라뷸 학생 A : 하하, 확실히. 그만큼 준비도 힘들지만 말이야.
에이스 : 우리 1학년은 크로켓 대회 준비랑 장미 색칠 담당이지?
듀스 : 아아. 우선 플라밍고와 고슴도치 먹이주기랑 오두막 청소를 끝내자.
에이스 : 그럼 난 고슴도치 먹이 줄래.
듀스 : 그렇다면 우리는 플라밍고를 맡을게. 끝나면 장미 미로에 집합하자.
-
<하츠라뷸 기숙사 - 담화실>
에이스 : 그럼 이제 고슴도치에게 빠르게 먹이를 줘볼까. 자, 밥! 자, 물! 그리고, 청소. 네, 끝-.
하츠라뷸 학생 A : 오- 그래쪄요 그래쪄요. 고슴도치쨩. 오늘 크로켓 대회, 잘 굴러주세여-.
고슴도치 : 찍- 찍찍!
에이스 : 으엑- 기분 나빠. 너 고슴도치한테 그런 식으로 말 거는 거 하지 마.
하츠라뷸 학생 A : 아. 나도 모르게 버릇이라 그만…….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한테도 이렇게 말 걸어버린다니까.
에이스 : 고슴도치는 인간의 말은 모르니까 말 걸어봤자 소용없지 않아? 그보다, 동물에게 말을 걸 때는 전용 동물 언어가 아니면 전달이 안되잖아.
하츠라뷸 학생 B : 근데 기숙사장도 인간의 언어로 자주 말을 걸지.
하츠라뷸 학생 A : 응. 나랑 다르게 아기말은 아니지만…….
하츠라뷸 학생 B : 동물은 말은 통하지 않아도 귀여워해 주면 왠지 마음은 통하는 느낌이 들어.
하츠라뷸 학생 A : 맞아 맞아. 기숙사장도 크로켓은 고슴도치나 플라밍고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대. 평소에 잘 돌봐주고 신뢰관계를 쌓아야 한다고 하더라.
하츠라뷸 학생 B : 나, 기숙사장이 당번이 아닐 때도 고슴도치를 돌보는 거 자주 봤어.
에이스 : 그 귀신 기숙사장이? 흐응-. 그 상냥함,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기숙사생한테도 그렇게 해줄 순 없는 걸까.
하츠라뷸 학생들 : 아, 아하하…….
에이스 : 자, 너희들도 슬슬 청소 다 했지? 다음은 장미 색칠이었나?
하츠라뷸 학생 A : 맞아. 난 오두막에서 나온 쓰레기 좀 버리고 올게. 먼저 가 있어.
하츠라뷸 학생 B : 쓰레기 버리는 거 나도 도와줄게. 에이스는 고슴도치 케이지 문을 잠가줘. 부탁해도 될까?
에이스 : 오케-♪
-
<하츠라뷸 기숙사 - 장미 미로>
에이스 : (그럼- 다음엔 장미를 빠르게 칠해볼까요……. 나무 뒤쪽까지는 기숙사장도 안 보겠지. 보이는 곳만 잘 칠하면 돼.)
리들 : 너희들!!
듀스·에이스 : 넵! 기숙사장!!
리들 : 이 주변에서 고슴도치 못 봤니?
듀스 : 못 봤습니다만……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리들 : 그게 한 마리도 남김없이 케이지에서 사라져버렸어.
에이스 : 엣!?
리들 : 돌보미 당번인 누군가가 열쇠를 잠그는 걸 잊었을지도 몰라…… 범인을 찾아내서, 목을 쳐주겠어!!
에이스 : (거짓말, 진짜로!? 마지막에 케이지를 잠근 건, 전데요……) 기, 기숙사장! 그런 것보다 지금은 고슴도치를 찾는 게 먼저 아닐까요?
리들 : 아, 아아…… 그렇지. 고슴도치는 경계심이 높아. 구멍을 파고 숨기라도 하면 찾기가 너무 힘들어져. ……못 찾으면, 어떡하지…….
듀스 : 괘, 괜찮아요. 분명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아니, 찾겠습니다!
에이스 : 사라진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잖아요?
듀스 : 저는 크로켓장 쪽을 찾아보겠습니다!
에이스 : 난 기숙사 뒤쪽으로 가볼게.
리들 : 부탁할게.
-
<하츠라뷸 기숙사>
에이스 : 큰일 났다~…… 혹시 내 탓? 아니, 케이지는 잠궜……겠지? …………………………………… 안되겠어~! 적당히 해서 전혀 기억이 안 나~~~. 만약 기숙사장이 범인을 찾아내면 고슴도치 케이지의 열쇠 당번이 나였다는 사실이 들통나. 그러면……
리들 : "목을 쳐라!" (off with your head!)
에이스 : ……으으. 어, 어떻게 해서든 리들 기숙사장보다 먼저 고슴도치를 다 찾아야 해!
인생은 요령 있게 3화 (完)
<하츠라뷸 기숙사>
에이스 : ……으으. 어, 어떻게 해서든 리들 기숙사장보다 먼저 고슴도치를 다 찾아야 해! ……라고 생각은 했지만. 우선 고슴도치는 어디에 숨어 있는 거야? 일단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검색해서…… 어디 보자, 뭐야 뭐야? 고슴도치는 두더지의 동류로…… 터널 모양의 굴을 파서 정착하는 일도…… 에엑-! 기숙사장이 말한 '구멍을 파고 숨는다'라는 게 이거냐! 성격은 겁쟁이……라는 건, 인기가 없는 곳으로 도망쳤을 지도. 숲으로 가보자.
-
<하츠라뷸 기숙사 - 숲>
에이스 : 어-이…… 큰 소리로 부르면 쓸데없이 경계하려나? 분명히 친구네 개는 접시에 사료를 주는 소리를 내면 달려왔던 것 같은데……. 일단 먹이는 가져왔으니까, 접시에 부어서 소리를 내볼까.
촤르르륵…….
부스럭
에이스 : 앗!
고슴도치 : 찍찍--!
에이스 : 됐다! 진짜로 고슴도치가 나왔어. 나 역시 천재 아냐? 바로 붙잡아서…… 앗!
고슴도치 : 찍찍--! 찍찍찍!
에이스 : 이 녀석! 도망치지 말라고! 우왓…… 땅속의 구멍으로 도망쳤어! 이런 토끼굴처럼 좁은 곳은 팔도 안 들어가는데…… 나뭇가지로 슬쩍 쿡쿡 찔러볼까?
고슴도치 : 찌이익~~~! 찍찍
에이스 : 위험해, 엄청 화났어. 게다가 더 안쪽으로 들어갔잖아! 제발~ 부탁이야. 너희가 돌아와 주지 않으면 내 목이 날아간다구, 그리고……
-
리들 : ……못 찾으면, 어떡하지…….
-
에이스 : 리들 기숙사장, 완전 걱정했어. 너희들 그 사람한테 귀여움 받고 있지? 부탁이니까 돌아와 줘……. (이 녀석한테 인간의 언어 따윈 안 통해. 이런 말을 해봤자 의미도 없는데……)
부스럭부스럭
루크 : 곤란해 보이는군, 무슈―!!
에이스 : 으아악――――――――!?
에이스 : 까, 깜짝이야~! 갑자기 큰 소리 내지 마! 아니, 당신 누구!? 왜 다른 기숙사생이 하츠라뷸에 있는 거야!?
루크 : 핫핫하, 놀라게 해서 미안해. 사실은 네가 숲에 들어간 뒤 계속 뒤에 있었는데. 기척을 너무 죽였을까? 나는 폼피오레의 부기숙사장, 루크 헌트. 사정이 있어서 하츠라뷸에 실례했지만 볼일이 끝나서 말이지. 모처럼이니까 생물 관찰이라도 하려고 생각해서 산책을 하던 중이란다.
에이스 : 아, 아아 응…….
루크 : 그랬더니 땅에 엎드려서 "레미제라블!"하고 비장함을 보이던 그대와 조우한 셈이지.
에이스 : 보고 있었냐고…… 수치스러워. 그럼 설명은 필요 없겠네. 난 지금 바쁘니까 저쪽으로 가줄래?
루크 : 그러니? 동물의 포획에 관해서라면, 조금 힘이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에이스 : 에!? 뭔가 좋은 생각이라도 있어?
루크 : 동물언어학으로 설득해보는 건 어때? 두더지어는 고슴도치에게도 통할 테지.
에이스 : 두더지어 같은 마이너한 동물언어를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고등학교는커녕, 대학의 동물언어학 전공학과에 들어가야 배울 수 있는 수준이라고.
루크 : 나는 두더지어를 조금 할 수 있어. 알려줄 테니 설득해 보렴.
에이스 : 할 수 있으면 선배가 직접 고슴도치를 설득해 주세요.
루크 : 농농. 무슈 하트. 그들은 아주 예민한 동물이야. 비록 말이 통하더라도 처음 보는 나로서는 구멍에서 나와주지 않겠지.
에이스 : (파티 시작은 오후 3시. 벌써 2시가 넘었어……… 아- 진짜-……) …………알았어. 하면 되잖아, 하면! 두더지어, 단숨에 배워주겠어.
루크 : 그 마음가짐은 좋아! 그럼 내 발음을 잘 듣고, 입의 움직임을 잘 봐……… "찍찍 찍- 찍 찍찍 찌익- 찌익-"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아무것도 하지 않아)
에이스 : (……입은 전혀 움직이지 않아. 혀를 차는 것처럼 이와 혀를 사용해서 소리를 내고 있어) ――좋아, 외웠어. "찍찍 찍- 찍 찍찍 찌익- 찌익-"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아무것도 하지 않아) 어때? 말하고 있어?
루크 : 마-블러스! 참으로 멋진 발음이다. 정말로 한 번에 외우다니.
에이스 : 금방 잊어버릴 것 같으니까 빨리 다음 말 가르쳐줘!
루크 : 위, 그럼 다음 프레이즈는…….
-
에이스 : "찍 찍찍-! 찍 찍찍 찌익-" (나와줘. 다들 걱정하고 있어.)
고슴도치 : …………찍- ……찍찍.
에이스 : 돼, 됐다! 고슴도치들이 구멍에서 나왔어!
루크 : 오오, 판타스틱! 무슈 하트의 간절한 마음이 말을 통해 고슴도치들에게 전해졌구나!
에이스 : 1, 2, 3…… 다행이다, 다 있어. 하아~~~~………. 이걸로 목은 안 잘리겠다………. 저기, 루크 선배……였나요? 도와주셔서 땡큐입니다! 저 이 녀석들을 기숙사장에게 전해줘야 해서! 그럼 이만!
루크 : 응응. 역시, 장미의 그대(로아 드 로즈)는 좋은 신하를 둔 것 같군.
-
<하츠라뷸 기숙사>
리들 : 고슴도치가 달아나고 나서 벌써 2시간…… 아직 한 마리도 못 찾았다니.
에이스 : 기숙사장~~! 리들 기숙사장~~~!

리들 : 앗………!
에이스 : 있었어요, 고슴도치! 전부 찾았어요!
리들 : 다행이다……! 너희들, 다친 곳은 없니!?
에이스 : 다들 무사해요. 아파팟, 이 녀석. 머리에 올라가지 마!
리들 : 후훗, 꽤나 따르게 됐구나. 찾아서 정말 다행이야……. 고마워, 에이스.
에이스 : …………하아~. 평소에 바득바득 화내지 말고 지금처럼 웃고 있으면 좋을 텐데.
리들 : 응? 뭔가 말했니?
에이스 : 기숙사장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쉬운 일이죠! ……라고 말했어요. 어쨌든 전 우수하니까요!